불멸의 연인 O.S.T TAPE를 오래간만에 들으며.

2020. 12. 27. 17:23낡은 전축의 음악 - 대중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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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음반 진열장을 재정리하며 Tape들을 꺼내보다 불멸의 연인 o.s.t를 발견합니다.

 

게리 올드만이 로드비히 반 베토벤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불멸의 연인'이라는 영화를 아는 이가 있을 겁니다.

 

사실, 루드비히 반 베토벤의 그 말도 안되는 역경 속 빚어낸 인류의 유산과도 같은 음악만큼이나 그의 괴팍한 성격과 뒷이야기 또한 무성한게 사실입니다. 평생 독신으로 살았지만(그렇다고 사랑을 안 한것은 아니죠.) 자신의 모든 것을 조카인 카를에게 주려했던 맹목적 믿음과 삼촌으로써의 사랑 또한 간직한 인물입니다.

 

이 불멸의 연인에서 그 '불멸의 연인'의 존재는 누구일까요? 학설로 몇 명 베토벤이 사랑한 단 한사람을 꼽고 있습니다만 이 영화에서의 그 대상은 카를에 대한 베토벤의 감정과 태도를 생각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워낙 오래전 영화입니다. 1994년도에 개봉했고, 처음 봤을때가 아마 그 즈음, 1994년이나 1995년, 즉 제가 중3~고1 무렵일 듯 합니다. 그래서일까, 전체적인 줄거리나 여러 감정등이 쉽게 이해되는 영화는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다만 그 와중에서 9번 교향곡, 즉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합창'이 나오는 마지막 씬은 영화사에 영원히 남을 듯 합니다.

 

youtu.be/dZdcIctiZhA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에게 학대당한 채 모차르트의 라이벌로 커야만 했던 그러한 아픔, 거기에서 도망치며 자연속에서, 우주 속에서 느끼는 환희와 절대적인 존재에 대한 기쁨, 몰아일체된 그 음악성 등이 그대로 드러나죠.

 

많은 분들이 알고있는 에피소드, 9번 교향곡을 초연하고 나서 이미 귀가 먹은 상태인지라 뒤에서 환호와 우뢰와 같은 박수가 쏟아지지만 듣지 못한채 있는 그를 당시 바이올린 주자(혹은 소프라노 싱어라는 말도 있습니다.)가 와서 몸을 돌려 그 광경을 보게끔 하는 장면도 잘 재연되어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단장이 그 역을 하죠.

 

여하간 9번 교향곡, 환희의 송가가 베토벤을 다룬 영화에서는 마지막에 나올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모두의 믿음을 그대로 살려냈죠.

 

 

2000년대 들어 카핑 베토벤이라는 영화가 나왔죠. 조금은 색다른, 그리고 여러 부분에서 기존의 관념, 특히나 실존한 인물과 전기를 비틀거나 바꿔서 묘사한다는, 영화적 재미가 강조된 부분이라 크게 나쁘지는 않았습니다만, 역시나 환희의 송가에서의 감동은 불멸의 연인을 넘을 수 없더군요.

 

youtu.be/RbWmav17OEA

 

그래도 이 카핑 베토벤도 꽤 재미있는 연출이 있습니다. 9번 교향곡을 초연할 때, 귀머거리 지휘자, 그리고 그 지휘자를 못내 불안하게 바라보는 합창단외 각 파트 단원들의 표정, 그리고 공연을 하며 다 함께 몰아일체되는 모습과 감동하는 조연들... 그런 부분 또한 괜찮은 재미를 주었습니다.

 

한시간이 훌쩍 넘는 9번 교향곡, 두 영화는 그 중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악장을 많은 이들이 느끼고 감동하기 쉽게 편곡했습니다. 어떤 부분들이 여러분의 마음에 드는지, 비교하는 재미도 있을 듯 합니다.

 

오래간만에 추억에 젖어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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